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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떠올리는 금빛 꽃이 피어나는 계절, 작디작은 꽃, 다디단 향. 사무치게 그립고 그리웠던 기억, 너를 떠올리게 하는 그것,
사내는 깊이를 간음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너를 떠올렸어. 새하얀 너, 변치 않았던 너, 마지막까지 사내를 잡지 않았던 너, 사내는 그곳으로
한
걸
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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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계절이라는 것에 점점 무뎌지고 있었지. 24시간 쳇바퀴를 도는 우리 안의 생쥐처럼 변함없었던 그곳, 네가 있는 지하.
그때의 아이는 자신이 현실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 같다고 생각했어. 아이에게 감각은 푸딩 같은 것이며, 지하는 그 감각을 탐욕스럽게 집어삼키는 거인과도 같았지.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봄도, 숨 막히게 뜨거운 여름도, 금빛으로 물들던 가을도, 모든 것이 숨죽이던 겨울도 이제는 막연하게 기억되기만 할 뿐이었을 거야.
'황금색의 꽃을 보고 싶어 했다던 첫 번째 아이의 기분이 이런 것이었을까.' 하고 아이는 생각했어. 당연하던 것들이 이곳에서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지. 여름이 가고 가을이 되었지만, 달력을 한 장 넘겼을 뿐, 변하는 것은 없었어. 잔인할 정도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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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진 사내의 손위로 생채기가 하나둘 늘어갔다. 푸른 잎을 읽은 메마른 가지들이 사내를 자꾸만 거칠게 스치고 지나간다. 같은 곳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옛날 사내가 떨어졌던 그 구멍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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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가을을 퍽 좋아했어. 정확히는 가을의 향을 좋아했지. 잔잔하게 내리깔리는 낙엽 내음과 그것을 감싸 안는 금목서의 향기가 아이가 사랑하는 가을의 향이었어.
아이에게는 그 꽃의 달콤한 향이 시작되는 곳을 찾는 것이 가을의 시작이었어. 작은 꽃들이 제 여린 봉우리를 틔우고, 주변을 가득 메운 그것의 향에 머리가 어지러울 즈음, 아이는 가을을 보낼 준비를 했지. 짧디 짧은 아이의 가을.
가을의 시작도 끝도 없는 눈뿐인 지하에서 아이는 조금이라도 계절의 흔적들을 찾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었어.
아이는 네게서 세월의 흔적을 찾고 있었어. 뼈 위에 새겨진 아주 작은 주름 같은 금들, 조금씩 낡아가는 너의 옷, 조금씩 느려지는 너의 말,
아이가 네게서 찾는 흔적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둘의 세월은 모두 아이에게 쏟아져 내렸지. 너와 비슷했던 아이의 키는 어느새 너를 훌쩍 뛰어넘었어. 너를 내려다보는 것이 점점 까마득해졌을 거야. 아이는 언젠가부터 네 동그란 정수리만을 바라보고 있었어. 네가 볼 수 있는 것 역시 까마득히 높은 아이의 턱뿐이었지.
허리만 숙인다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어. 아이와 너는 그것을 모르는 양,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있었어. 멀어지는 둘 사이의 시선만큼이나 둘의 사이도 멀어졌지.
조금도 늙지 않는 너와,
자꾸만 세월을 쫓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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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움직일 힘도 남지 않은 사내는 조그만 나무 둔 터기에 걸터앉았다. 다시는 너와 만날 수 없지 않을까. 하고, 사내는 모든 것을 포기해버렸다. 너와 지하는 사실 어린 날에 꾸었던 한때의 꿈이 아니었을까.
한숨을 쉬듯 아래로 내려다본 그곳에 보였던 작은 구멍, 사내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지. 그렇게 크고 거대했던 구멍은 이야기책에서 보았던 토끼굴만큼이나 작았다. 사내의 몸 하나 겨우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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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너무나 단순한 일상과도 같이 둘에게 찾아왔어. 둘이 함께 밥을 먹던 그 식탁에서 아이는 지상으로 올라가겠다고 말했고, 너는 알겠다고 말했어. 그릴비에 갔다 오는 것을 이야기하듯, '언제 떠날 생각이야?' 하고 물었을 뿐, 더 이상의 질문은 없었어. 아이 또한 '내일'이라고 대답할 뿐이었지.
오래된 연인처럼 둘은 자연스럽게 이별했어.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어. 할 만큼 했다. 둘은 그렇게 생각했었을 거야.
아이는 네 흔적하나 손에 쥐지 않은 채 지하로 떨어지던 그 날처럼 빈손으로 돌아왔어.
지상으로 올라오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아이는 울었어,
네가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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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깊이를 간 놈 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너를 떠올렸어. 새하얀 너, 변치 않았던 너, 마지막까지 사내를 잡지 않았던 너, 사내는 그곳으로
한
걸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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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나다
@UT_n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