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d는, 매일 한 자리에서 지나가는 괴물들과 인사했다.
지상으로 올라오고 난 이후에 생긴 습관과도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언제부터인가 괴물들 사이에서는 매일 정해진 시각에 나오는 프리스크와 제일 먼저 인사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장난 같은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파피루스는 ‘인간이랑 제일 먼저 인사하면 행운이 찾아온다니! 너무 쿨하잖아!’ 라며 즐거워했다.
샌즈는 그 뜬구름 잡는 소문을 믿지 않았기에 오히려 오후 늦게, 우연찮은 느낌으로 kid를 만났다. 그마저도 외출하지 않은 날에는 만날 수 없었다. 파피루스는 지상으로 나오고서도 여전히 게으른 자신의 형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했다. 지하가 아니니 게을러질 필요는 없잖아, 라며 다그쳐도 그때 뿐이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몇 시간 전의 일이었다. 자각 없는 몇 번의 질문과 당연한 듯 들려오는 대답이 무심하고 게으른 해골의 뇌를 깨운 것은 고작 두 시간 전이다. ‘행운’이라 말하는 것, 정해진 시각에 만나는 괴물과의 인사. 내일도 무심히 이어질 성실한 이벤트라 생각했다.
프리스크가 중심이 된 행운의 인사 첫날은 작은 불꽃의 히트 플레임즈맨을 시작으로 했다. 그다음은 엘더 퍼즐러, 리버퍼슨, 레서도그, 어니언상. 하루의 공백과 짜증나는 강아지, 나이스크림 가이, 샤이렌. 아이스캡, 윔선, 아스티그마티즘, 다시 나이스크림, 테미, 토리엘, 아스고어, 다시 레서도그...
*HELLO ‘_’ANS. I WANT TALK TO YOU.
‘안녕 샌즈, 난 너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름의 첫 알파벳으로 이어지는 간단한 암호. 우연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인사말. 비어있는 하루는 스노우맨이라도 만나러 간 것일까? 이것을 처음 눈치챈 것은 파피루스의 기록지를 본 직후였다. ‘이런 쿨한 일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위대한 파피루스님의….’로 시작한 2시간의 연설이 끝나고서야 구경할 수 있었던 노트.
*I WILL BE WAITING AT THE PLACE WHERE WE FIRST MET.
‘우리가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기다릴게.’
농담이지? 샌즈는 멍청하게 중얼거렸다. 그 어린아이가 겨우 이런, 우연이 아니라면 닿지 않을 메시지 따위를 남기기 위해 매일 그렇게 보냈다고? 믿고싶지 않은,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이었다. 샌즈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괴물이 짜고 치는 사기극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게 무슨 크리스마스 장난이라도 되는 줄 알아? 샌즈는 입 밖으로 짜증을 뱉으며 소파에 완전히 파묻혀 있던 게으른 몸을 일으켰다. 파피루스는 드디어 움직일 마음이 들었느냐며 밝은 어조로 물어왔다. 더 늘어지면 뼈가 삭을 것 같아서 말이지. 라며 농담을 던지자 특유의 고함을 낸다.
발을 구르는 파피루스를 히죽 이며 바라보던 샌즈는 익숙하지만 낯선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낡은 글러브. 이전에 인간이 지하에서 사용하던 물건이 왜 여기에 있지? 라며 집어 들었다. 그 모습에 파피루스는 인간에게서 선물을 받은 것이라며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누군가가 사용했던 물건이라도 선물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샌즈는 문득 떠올리는 질문을 파피루스에게 던졌다.
*팝, 모든 괴물이 ‘이런’ 선물을 받은 거야?
*물론이지! 두 번은 주지 않았지만, 모두가 받았다고? 받지 못한 건 게으른 샌즈뿐이잖아!
*......heh, 그것참 골때리게 부끄러운걸.
모두가 선물을, 그것도 인간의 손이 닿은 무언가를. 마치 죽기 전 주변에 감사를 표하며 남기는 물건처럼.
섬뜩한 생각이다. 살아있는 이에게 실례가 되는 생각이다. 그런데도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