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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리어는 사라지고, 우리는 모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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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도 염원하던 지상에 첫발을 디딘 괴물들은 따스하게 몸에 닿아오는 햇빛과 단풍이 곱게 들어 온 세상이 붉고 노란, 저 밑에서는 절대로 볼 수도,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던 광경에 저마다 목이 메 아무 말도 꺼낼 수가 없었지.

 

 프리스크. 그 작은 꼬마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고, 모두와 친구가 되었으며, 스스로 구원자를 자처하며 배리어를 깨뜨리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 모두의 빛이 되어 어두웠던 지하세계에서 올라와 막 지기 시작한 태양을 모두와 함께 바라봤다. 지평선에 천천히 제 몸을 맡기며 마지막으로 하늘을 따스하게 물들이는 그 '작은 공'을 처음으로 각자의 두 눈에 담는 일은, 이 모든 일을 끝내고 나서야 누릴 수 있는, 자신을 행복과 만족과 그 모든 아름다운 감정에 머리끝까지 적실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위인 것이다. 간절하게 원했던 소망이 결국 이루어진 것에 모두는 처음 보는 광경이 주는 가슴 벅찬 기쁨을 즐기며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그만은 달랐다. 그는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진심으로 웃을 수 없는 자신을 자조했다. 이다음 프리스크는 제가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고 하거나, 아니면 모두와 같이 산다고 할 것이었다. 어느 쪽이던지 모두는 땅 위에서 저마다 열심히 살아가며 하루하루를 감사히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짧은 가을이 질 테고, 이리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단풍잎들이 결국 무참히 짓밟혀 시린 겨울바람에 스러지는 것처럼 괴물들은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구원자'에 의해 다시 지하세계에서 눈을 뜨겠지. 그런 나날이 존재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채  또다시 땅 위를 갈망하며 그곳에서 떨어진 인간을 맞이하는 시나리오가 되풀이될 것이 눈에 선했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가을 다음에는 언제나 시리고 아픈 겨울이 찾아오는 법이었고 그것이 우리들의 운명과도 같았다.

 

 가을, 그다음 겨울.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는, 모두가 바랬을 봄은 절대로 오지 않는. 모든 것의 종말, 그 끝을 찬란함 뒤에 숨기고 눈을 멀게 하는 가을과 그 끝인 겨울, 그뿐인. 그것이 지상과 저희의 유일한 차이점이었고 환상과도 같은, 찰나의 달콤함에 취해 눈을 감노라면 언제나 뼈저리게 아릿한 현실이 홀로 저를 마주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는 언제나 이런 끝이 날 때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마치 그를 조롱하듯 기어올라 제 목을 천천히 조르는 것만 같았다. 그래. 이번의 아이는 구원자였으니 이제는 모두를 먼지로 만들 학살자의 차례인가? 그리고 난 또다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지고 그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고, 막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똑같은 대사를 반복하며 앞길을 막아서고, 또다시 깊게 베인 몸을 억지로나마 이끌고 퇴장할 수밖에 없나. 그리고 또다시 눈을 떠서는 모르는 척 손을 잡으며 시답잖은 농담이나 해야 하는 건가? 이제 난 무엇을 또 포기해야 하지? 어째서 나만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또 괴로워 해야 하는 것인가. 땅 위를 올라오겠다는 간절한 소망마저 버려진 지 오래였고, 약속이라는 족쇄를 더이상 신경조차 쓰지 않은 것도, 두 눈이 공허하게 비어간 것도 언제의 일인지 모두 까마득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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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이태까지 나태하고 게을렀던 나를 벌하기 위한 형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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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제 참을 수가 없었다. 무엇이든 간에 내뱉어서, 막혀오는 숨을 억지로나마 틔워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무언가를 토해내어야 한다. 목을 꽉 막고 있는 이 응어리진 무언가를 토해내야 한다. 무언가를 물어야 한다. 저는 알아서는 안 될 무언가를 알아야 한다. 그러고는 살 수가, 존재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후회할 것이 분명했으나 그는 차라리 썩어들어가는 희망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문드러져 죽는 것보다 나을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리하여 모두가 떠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프리스크와 단둘이 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말을 골랐다. 검게 피딱지가 굳은 것만 같은 장갑 낀 손을 그러쥐었고, 그리고 천천히 제 감정을 토해내듯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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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아.

응, 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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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우리에게 봄은 절대로 오지 않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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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스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그를 울 것 같은 얼굴로 바라보며, 일그러진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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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Aries Riddle

@NBB_0521

UNDERTALE COLLABORATION
언더테일 샌즈x프리스크
(or 프리스크x샌즈)
합작
2016.11.11


토비 폭스 원작자 인디 게임인 언더테일의 샌즈와 프리스크,

계절을 테마로 한 커플링 글 합작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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