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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있잖아요. 당신을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잠들면 코 밑에 손을 대어보는 일이 부지기수고 유난히 추운 날에는 당신 딱딱한 몸 어디 한 구석에 이불이 데워 내 따뜻해진 손을 데어 보는 일이 요즘 따라 더욱 잦습니다. 코 밑에 손을 대어 손을 데우는 따스한 그 숨이 없습니다. 내 데워진 손과 비슷한 온도의 따뜻해 아려 녹아버리는 살이 아닙니다. 나는 그 사소한 것들에서 위안을 삼습니다 아니 그 사랑스러운 비정상과 정상의 경계 그 의지를 담을 수 없는 딱딱한 뼈다귀들의 집합체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아아 내가 이런 것과 사랑을 하고 있구나.
사랑을 같이 하고 있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일방적으로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미 날 안쪽부터 서서히 징그럽게 어딘가는 묘하게 역겹도록 사랑스럽게 망쳐버린 그 따뜻한 황금빛 꽃들이 깔려있던 구멍의 바닥으로 떨어져버린 그날부터 사랑의 방향은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아졌을 지도 모릅니다 나는 일방적으로 보내기만 하는 사랑의 미학을 배웠거든요.
부르주아. 노블리스 오블리주. 지상에서 배워온 온갖 단내 없는 딱딱한 말들을 써서라도 내 자신을 납득시켜 봅니다. 가진 사람이 베풀어야죠 그렇죠 맞아요 더 가진 사람이 베푸는 거죠 당신에게는 나처럼 베풀 수 잇는 사랑이 없거든요 암 그러니까 저에게서 일방적으로 받으십시오 돌려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 당신 관찰한 바에 의하면 아마 돌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역겹게 사랑스러워서 내가 성에 차지 않나 봅니다 뭐 그게 당신 사랑스러운 점이겠죠 아무래도 좋지 않나요 역겨운 인간은 역겹도록 사랑을 퍼다 나릅니다 나는 다홍 치마폭도 없는데 팔이 아파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아요. 아마 내 하나뿐인 위에서 식도로 그리고 내 혀로 징그럽게 우둘투둘 독이 오를 만큼이나 잔인하게 당신 사랑하나 봅니다 정말 너무 웃겨요 아마 소리 내어 웃었다면 아마 오래전에 혀가 떨어져 나갔을 겁니다 그렇게나 내가 웃기고 당신이 웃기고 내 없는 다홍 치마폭이 웃깁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죠 나도 알아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돌려주셨다면 난 아무런 온도 없는 그 뼈 무더기가 질려버렸을 지도 몰라요. 전 그런 점이 역겹거든요. 뭐든지 쉽게 질려요 뭐든지 처음으로 돌려서 다시 다른 길로 가보기를 택합니다. 그런 점에선 매우 잘 해내고 계세요 사실 당신은 모르겠죠 그렇지만 저 이래봬도 다른 길로 가 본지 조금 되었거든요 뒤로 돌려 다시 해 본지 조금 되었거든요 예 정확하게 이해하셨어요 어제 본 저는 오늘 보고 계신 저와 같은 시간을 지내왔어요 당신이 옆에 있어주니 딱히 다시 처음부터 해볼 필요가 없어 졌 거든요. 악의 없는 협박입니다. 아니 하얀 거짓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아무도 모르니 상관없겠죠. 좋아요, 당신 그제쯤 자다 소파에서 떨어지던 건 아마도 두 번 정도 일부러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어제 저녁에는 우리 같이 저녁을 먹었죠 아마. 저녁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로 먹었어요 나는 고기 한 입 먹다가 당신이 예뻤고 아스파라거스 한 입 먹고도 당신이 아름답고 물 한 모금 입에 담고도 당신 반짝거리던 거 하나도 빠짐 없이 기록하고 눈에 담고 싶은데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가 아무래도 중요한가요 나는 아니거든요 당장 내일 의지의 주인이 와서 내 목을 따가 그 돌 벽에 전시한다 해도 나는 아스파라거스나 한 입 베어 물며 당신 보다가 코로 음식을 넣겠습니다. 그거 알아요 초콜릿 향을 맡으면서 쓴 약을 마시면 꼭 약에서 초콜릿 맛이 납니다 연하게 그 달아 아린 초콜릿 맛이 납니다 초콜릿은 내 혀를 핥은 적도 없는데 내 혀는 꼭 자기 혼자 그걸 핥거든요 꼭 그거 같아요 딱 앞뒤가 맞아떨어져요 왜인지 아세요 요즘 내가 먹는 아스파라거스가 달고 내가 먹는 고기가 달아요 당신 마주보고 먹으면 고기에서 고기 맛이 나질 않아요 고기에서 단 맛이 나고 당신 마주보고 물 마시면 물에서 단 맛이 나요 단 향이 나요 나는 이제 물이 무슨 맛인지 기억이 나지를 않아요 나는 이제 아스파라거스가 무슨 맛인지 기억이 나지를 않아요 나는 이제 고기가 무슨 맛인지 기억이 나지를 않아요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어느정도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제 아마 당신 옆에 있으면 절대로 아스파라거스 맛이 기억이 나지 않을 거 같아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영영 나지 않을 거 같아요 이건 당신 책임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죠 당신은 초콜릿도 아니고 향이 나지도 않거든요.
이건 내 고해입니다. 내가 얼마나 죄가 많은 사람인지의 고해입니다. 세상 등지고 내 할 일 등지고 채소나 다 식은 해골 보면서 우물우물 씹어 꾸역꾸역 넘기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내 힘의 사용입니다. 얼마 높지 않은 소파에서 둔탁하게 떨어지는 해골 다시 한번 기록하는 것이 나에게는 내가 느끼는 나에게 주어진 내 의무의 무거움 입니다. 난 아무래도 좋으니까 이 반짝거리는 뾰족한 의지 주인 엿이나 드시라 하지요.
From. 됴로
@aurorian_g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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