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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아?"
* 나쁘진 않네.
"더 좋게 말해줄 수는 없는 거고?"
* 무슨 대답을 원하는건지 모르겠는데.

 제법 아이 같은 표정을 짓고서 입을 삐죽인다. 훤칠하고 든든하게 생겨서는 저런 행동을 할 때면 아주 어렸을 때로 돌아간 거 같다. 그때 그 모습이 비추어지는 느낌에, 피식 웃고는 다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킨다. 일부러 장난도 치는 이유가 아마 잊혀가는 모습을 꺼내고 그때를 상기시키기 위함은 아니었을지. 자꾸만 파고드는 제 성격에 미간을 꾹꾹 눌렀다. 한숨을 푹 내쉬고는 저 앞에서 모래사장을 축축이 젖어 들게 만드는 푸른 물을 보면서 손으로 옆 모래사장을 쓸어 보인다.
 술을 얼마 마시지 않았음에도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아예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게 더 익숙했는데, 연구하듯이 샌즈를 관찰하다가 모래사장의 흩어짐, 하얀 해골의 뼈 가락 틈 사이로 박혀지는 모래알들을 보고 제 무릎에 턱을 괸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의 옷깃을 잡고서 늘어질 때면 보이는 가느다란 목뼈가 탐스럽다. 너를 품에 안기 위해서는 이 지겹고 재미없는 일상을 계속 반복해도 좋다. 아주 늦어져도 좋으니, 이런 식으로 이어가 다음에는 너를 침대에 눕히고 뼈마디마다 입에 담으리라.

 * 뭘 그렇게 빤히 쳐다봐, 프리스크.
"... 네 뼈에 대한 연구?"
* 이봐, kid. 거짓말하려면 자연스럽게 하라고.
"많이 어색했어?"

 그걸 말이라고 해? 장난기가 섞인 말을 뱉고서는 과일을 하나 집어 먹는다. 달디 단 과일이거늘, 먹을수록 쓴맛이 느껴지는 이유는 왜일까. 술의 알코올이 혀를 자극시킨건지, 아니면 지금 이 상황이 탐탁지 않아서 그런건지 알 수가 없다. 끙, 하는 소리를 내면서 청년의 외면 한다. 부담스럽다. 또 무어라 말을 할지 모르니 몸에 긴장을 풀어두게 해서는 안 된다.

​

"... 지금말야, 행복해?"
* 뭐?

한바터면 맥주잔을 놓칠 뻔했다.

"말 그대로야."
* 갑자기 그 질문을 하는 의도가 뭐야?
"궁금해서."

 작은 해골은 입을 꾹 다물었다. 몇 번이고 달싹였지만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았다. 회의감, 불안감, 혼란... 분노. 온 감정이 한데 섞여서는 말을 꺼내기조차 힘겨웠다. 얼굴을 쓸어내리고는 한숨을 푹 내쉰다. 네가 원하는 대답이 뭔지 찾는 것은 늘 어려웠다. 지하에서든, 지상에서든. 네 심기를 거스르면 지금 시 간선을 삭제시키고 다시 돌아갈 것만 같으니까, 항상 나는 긴장하고 너를 막을 방법이 없으니 또다시 맞춰간다. 익숙해질 때가 됐는데, 또다시 손이 떨려온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뻔히 다 보인다. 또 나에게 맞추기 위해, 최고의 대답을 찾기 위해, 이 평화로운 시 간선을 지키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너를 보며 올라가 있던 입가를 천천히 내린다. 너만 지친 게 아니야, 샌즈. 나 또한 매우 지쳐있어. 지금 이 순간에 대해 물어보는 것뿐이야. 너를 안는 게 내 최종목표이고, 원하지 않는다면 그땐 이 시 간선을 삭제하겠지. 지금 상황에서는 네가 나를 거부할 이유는 아주 적을거고.

* 잘 모르겠는데.
"마음에 안 들어?"
* 제일 마음에 안 드는 건 네 그 빌어먹을 힘이겠지.
"버릴 수 있다면 진작에 버렸을걸."

작은 해골은 어깨를 으쓱였다.

"있잖아."
* 또 뭐?
"그냥 죽을까, 둘이서?"

침묵.

"같은 날 같은 시에 죽는 거야"
* heh, 아름답네.
"... 좋다."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는 듯, 프리스크는 고개를 젖혔다. 목젖은 천천히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간다. 아주 커버린 그 청년은 더는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이 작은 이야기에도 받아준다면, 아름답다고 말을 해준다면, 언젠간 우리 같은 날 같은 시에 죽자. 너를 품에 안았을 때도 우리에게 변화가 없는 그 날. 같이 죽어버리자. 이 세계가 또 사라지고 또 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해도, 그저 마음 편안하게 죽자.
 파도는 점점 멀리 떨어져 간다. 저 멀리,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물러나 버린다. 잡을 수 있다면 잡을 수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 체력을 소모할 필요는 없다. 이 여름의 밤은 늦게 찾아왔고, 또 아주 깊어진다. 스산한 바람도, 부서지는 파도 소리도 아주 저 멀리 가버린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

From. 연민

​@fucking_46

UNDERTALE COLLABORATION
언더테일 샌즈x프리스크
(or 프리스크x샌즈)
합작
2016.11.11


토비 폭스 원작자 인디 게임인 언더테일의 샌즈와 프리스크,

계절을 테마로 한 커플링 글 합작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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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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