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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나의 관계는 반비례했다. 내가 한 발 앞서면 너는 두 발 물러섰다. 내가 멈추면 다가오고, 어느 정도 다가오면 다시 물러서기를 반복하는 우리는 엇갈린 톱니바퀴 같았다. 서로 겉으로는 맞물리는 듯 해도 사실은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도 너는 웃고 있었다. 울고 있는 것은 나 혼자 뿐 이었다. 모두와 함께 있을 때 마저도. 나는 어울리지 못 했다. 나와 너는 달랐다. 사는 세계가 달랐다. 그 뿐인 이유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 네 모습이었다. 이불 밖으로 보이는 그 가는 팔은 만지면 부숴질 것 처럼 연약했다. 나는 항상 네게 조심스러웠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내 모든 것이 너를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네 모든 것 또한. 처음엔, 그래. 나를 향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마저도. 나를 위해서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서.

 

 아마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너를 위해서 항상 바삐 움직였다. 게으르고 연약한 너를 대신해서. 먼저 눈을 뜨고 늦게 눈을 감았다.
 그게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 이라고 믿었다. 너를 내 옆에. 아니. 내가 네 옆에 있고 싶었다. 그 이유 하나 만으로도 내 커다란 몸뚱아리가 움직이기에는 충분한 동기였다. 부스스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네 모습을 보며 사랑을 속삭였다.

 

" 좋은 아침, 샌즈. 간밤에 또 악몽을 꿨던 모양이던데. 괜찮아? "

 

 나의 물음에 그는 꽤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무슨 꿈을 꾼 것 인지는 몰라도 자신에게 말 해주는 것이 여간 싫은 모양이었던 걸까. 그는 그저 평소처럼 이를 들어내고 웃으며 말했다. 그럭저럭.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보다 오늘도 꽤 바쁜가? 그는 말을 돌리는 것에 능숙했다. 나의 질문을 매끄럽게 넘기듯 대답하고 바로 다른 주제를 꺼내들었다. 항상 쓰는 방법. 나는 그것에 늘 그렇듯이 넘어가 주었다.

 

" 응, 그렇네. 아마 오늘도 좀 늦을 것 같아. 그러니까 오늘도 휴대폰 잘 쥐고 있어. 알겠지? "

 

 그는 작은 빨간색의 하트 모양의 이어잭이 꽂힌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 내가 아직도 적응도 못 한 애로 보이는 건 아니겠지? 날 믿어, 꼬맹아. 그의 말은 항상 자신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주변 사람들은 아직 괴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그들은 샌즈를 싫어했으니까. 내가 없으면 항상 집에 무슨 일이 생기고는 했다. 한 번은 샌즈가 크게 다친 적도 있었기에 그 뒤로부터는 샌즈에게 스마트폰을 안겨줬다. 샌즈는 다행스럽게도 내 말을 들어주었고. 내가 일을 나갈 때에는 휴대폰으로 항시 연락을 주고받았다.

 옷을 차려입으며 샌즈를 내려다보았다. 변함없는 작은 체구. 그에 비해서 나는 이제 다 커 버린 어른이었다. 멀어져 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샌즈가 까치발을 들었다. 그리고는 허리를 숙이라는 듯 손짓했다. 허리를 숙여 보이자 샌즈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부드러운 손길이 내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어릴 때와 달리 짧게 잘린 나의 머리는 그의 쓰다듬에 간지러움을 느꼈다. 그는 말했다. 넌 아직도 나한텐 꼬맹이야.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아마도 그는 내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눈빛에서 무언가를 느낀 것이겠지.
 나는 괜찮다는 듯 그를 내려다보며 살포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감정을 숨기는 것을 그 만이 할 수 있는 전매특허는 아니었기에.

 

" 내 걱정은 하지 마, 정말 난 괜찮은걸.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아. 언제까지나 꼬맹이로 보면 곤란한걸? "

 

 내 대답에 그는 그 하얀 이를 드러내며 또 웃어버리곤, 피곤하다는 듯이 침대 위로 누워 보였다. 그래, 넌 이제 꼬맹이가 아닐지도 모르지.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눈을 감았다. 꼬맹이가 아닌 게 아니라. 이미 꼬맹이가 아니었다.
 그저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던 것 뿐이다. 그들의 영웅으로서. 그의 꼬마 영웅으로써.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집을 빠져나왔다. 집을 나서자마자 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그와 맞추기라도 한 듯이 파란색 하트 모양의 이어잭이 꽂힌 스마트폰. 익숙하게 패턴을 풀어내고는 문자를 보냈다.

 

- 탁자 위에 아침 해 뒀어. 전자레인지에 데워먹고, 그릇은 싱크대에 넣어둬.
- 푹 자고 일어나면, 연락해. 다녀올게. 사랑해.

 

 이제는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그 사랑해라는 단어를 쓰고 나자 마음 한구석이 더 아려왔다. 날이 추웠던 탓인지, 아니면 그저 지친 것 인지. 길을 걷고 있노라니 새하얀 눈들이 자박자박 소리를 내며 밟히고 제 발자국을 남겼다.꼭, 그 시절이 떠올랐다. 가던 길을 멈춰 서곤 잠시 눈을 길게 감았다.
 의지.
 검은 공간 안에 덩그러니 황금빛의 형체가 아른거렸다. 자신은 이제 성인이 되었지만. 아직 저 의지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쓰지 않았다. 다시 눈을 길게 감았다 뜨니 방금 서 있던 출근길이 나타났다. 주변을 지나가는 어린아이들의 함박웃음을 뒤로 한 채 마저 출근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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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TALE COLLABORATION
언더테일 샌즈x프리스크
(or 프리스크x샌즈)
합작
2016.11.11


토비 폭스 원작자 인디 게임인 언더테일의 샌즈와 프리스크,

계절을 테마로 한 커플링 글 합작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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